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너무도 괴로웠다. 유럽 여행때도 이렇게 길게 탔던가..다리 쪽으로 피가 쏠려 퉁퉁 붓는 것도 모자라 너무 고통스러워졌다.도착이 임박해서는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서 거의 고함을 지를 뻔했다.이륙을 하고 나서 일어섰더니 다리가 약간이나마 편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잠깐 동안 할 것이 있다면서, 승무원이 사람들을 다시 앉히는데 도저히 앉기가 힘들었다.. 진짜 진상인데... 그걸 알면서도 너무 아픈데 뭐가 보일리가 있을까. 승무원에 양해를 구하고 구석에 잠깐 서 있었다. 겨우 비행기를 벗어나 조금 걸으니 다리가 약간이나마 풀리는 느낌이었다. 중국에서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가려고 했고, 그 비자 종류도 다양했다. 미국은 깔끔하고 널찍하고 정리가 잘 될 것 같은 이미지가 있..
홍차오 공항으로 들어가 푸동 공항으로 나오는 거지같은 표를 사버렸다. 어쩌다 이런 멍청한 짓을 한거지 싶었다. 한번 본듯도 한데 왜 제대로 파악을 못했는지 내가 원망스러웠고 어떻게 이런 표를 파는지... 이런 표를 나에게 내 준 중국 동방항공이 어이없었다. 뭐 아무튼 중국 복수비자를 내 준 회사에 감사를 해야할 것 같다. 중국 비자가 없었다면 미국 출국은 꿈도 못 꿨을테니. 계기야 어떻든 그렇게 주어진 다섯시간의 이동 시간 및 트랜짓 시간을 활용해 상해를 둘러보려 했다. 그런데 마침 내린 비로 인해 그냥 난징동루에 내려 쩐주나이차만 먹고 다시 공항으로 향했다. 전철에서 졸다가 역에서 회송되는 차에서 내려야 하는 것도 모른채 넋을 놓고 가만 있다가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짧은 길을 돌고 돌아 우여곡..
흔히들 여행은 가서 노는 시간보다는 가기 전에 계획을 하는 과정이 주는 즐거움이 크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여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헤쳐 나가는 과정이 좋았다. 사실 이것은 핑계고, 그냥 대충대충 발 닿는대로 가는 것이 좋기도 하고, 삶도 힘든데 여행까지 계획하는 것이 피곤했다. 단지 떨렁 비행기표 하나만 사놓고 떠나는 여행, 그것이 자유로웠던 유럽이 그리웠다. 그 자유에 따른 비용은 너무나 컸지만, 내가 오늘 밤 어디서 잘 지, 오늘은 무슨 나라를 갈 지 즉흥적으로 결정해 보는 것은 즐거웠었다. 숙박에 속박되고, 일정에 속박되는 것이 무슨 여행이랴 싶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내가 사라질 곳을 찾아 헤매기 위한 여행이었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개의치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
나는 뭔가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스쿠버 다이빙도 해보고 싶었고, 수영도 배우고 싶었고, 바이올린도 배우고, 그림도 배우고 싶었다. 양궁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고, 요가, 스쿼시, 필라테스, 스노우보드, 웨이크보드, 크루저보드, 패러 글라이딩, DSLR 사진찍기, 스카이다이빙, 암벽등반.. 장르 구분할 것 없이 온갖 레저는 해보고 싶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모두가 남이 한다니깐 해보고 싶어진 것 같다. 노래도 누군가 따라부르면 들어보고 싶었고, 누가 어느나라를 가보았다고 하면 가고 싶었다. 언급된 것들 중에 해보지 않은 것은 바이올린과 스카이 다이빙 뿐이다. 경험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 영역을 조금은 줄이게 된 것 같지만 아직도 이렇다하게 잘하는 것이 없고, 그 중에서 좋아하는 스쿠버..